책읽기와 글쓰기

Life 2013. 6. 10. 20:34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다. 그러다 보니 같은날 책을 끝마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도 그러한 날이다. 

보통 책을 읽고 나서는 간단한 감상을 쓰기 마련이다. 그러한 작은 행위는 흘러가는 기억을 조금이라도 붙잡을 수 있는 발버둥이다. 게다가 일종의 책을 마쳤다는 의식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다음 책을 잡을 수 있다. 


 글이라는 건, 적어도 내게는,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다. 미리 생각한 것을 써내려가기 보다는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글이 길어지거나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결론과는 다른 마무리로 글을 맺곤 한다. 일명, 쓰면서 생각하는 인간이다.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 큰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어쨌든 책을 읽었으니 글은 써야겠는데 사실 쓰기가 싫다. 조금 시간을 두고 읽은 책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지금 느끼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니까. 어쩌면 이 조차도 합리화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게으름인지도. 지금은 쓰고 싶지 않은 글은 쓰지 않을 권리(?)가 있다. 


 블로그에 글만 있으면 참 심심한 포스팅이 된다. 이럴 때 펼쳐진 책에 커피 한 잔이 있는 사진 한 장 있으면 덜 심심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터넷에서 긁어 올 수 있겠지만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막 퍼다 나르는 건 싫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올릴만한 사진도 좀 찍어서 모아둬야겠다. 


 쓰다보니 참 두서없는 글이 됐지만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래도 심심하니까 사진 한 장.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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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외전

Book 2013. 6. 10. 08:47

독서를 그리 즐겨하지 않던 학창 시절에 '퇴마록' 시리즈는 내게 유일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줬던 책이다. 그만큼 좋아했고 지금도 국내편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를 다 가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퇴마록 외전' 이라는 제목을 달고 또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퇴마록의 팬이라면 어찌 설레지 않을수 있겠는가?


 퇴마록은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기준이 되었던 책이다. 무협지라는 것을 알기 전에 퇴마록을 접했고 탄탄한 구성과 감탄할 만한 문장의 소설을 알기 전에 퇴마록을 읽었다. 그 내용들을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어린 시절 이러한 재미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저자 이우혁씨가 어디선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지 않은 이야기는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 재미없는 이야기는 나부터라도 읽지 않으니까."

"소설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짜임새 있는 구성이 있어야 한다."


 정확한 말은 아니겠지만 이런 비슷한 말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할 만큼 그의 생각은 내가 소설을 보고 고르는 기준이 되었다.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흡입력이 있어서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다만 예전과 같은 '그런 재미'는 느낄수 없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내가 그동안 많은 책을 읽어왔고 또 시대가 그만큼 많이 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게다가 책 내용 자체가 사건이 생기고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퇴마사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작가 정신'은 이야기 안에 녹아 있었다. 다른 무협 소설과는 다르게 명예, 절대 권력이 주제가 아니라 '생명'을 그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펼친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그 당시에도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욱 그렇게 생각된다. 


기대와는 조금 달랐지만 팬의 한 사람으로서 '퇴마록'이라는 추억을 꺼낼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 그들이 다시 돌아올런지는 알 수 없지만 내 지난 시절을 색다른 재미로 풍성하게 채워준 그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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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Life 2013. 6. 9. 07:01

결국 다시 돌어왔다.

여기저기 열심히 삽질했지만 '집중' 이란 단어만 묻혀있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식상하지만) 시작하는 것이 지금 내게 필요한 것.


이걸로 밥벌어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해야지.

이전에 즐거웠던 그 기억으로 말이다.




사진은 어디에도 쓰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진이라서 첨부.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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