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Life 2014. 5. 12. 21:26



 특별한 날도 아니었는데 서랍 구석에 있던 오랜된 시계를 찼다. 10년도 넘은 타이멕스. 군대에 있을 때 PX에서 구입했던 시계다. 가격은 면세로 아마 30불 전후였던 것 같다. 미군 녀석들도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던 타이멕스 시계다. 이 시계를 차고 훈련도 나갔고 외출시 가방에도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한 마디로 어려운 시절 산전수전을 함께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계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배터리가 닳았던 녀석을 얼마전 직접 뒤뚜겅을 따고 배터리를 갈아줬다. 그때만큼 편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지만 왠지 그 당시의 추억이 담겨있는 아릿한 감상에 여전히 서랍속에 간직하고 있다. 


 시계를 좋아한다. 남자 악세서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시계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드물겠지만. 좋아하는 것 치고는 좋은 시계도 없고 집착하지도 않는다. 기능도 따지지 않고 명품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가 보기에 좋은 디자인이면 된다. 그리고 한 번 구입한 시계는 오래 사용한다. 고장이 나더라도 쉽게 버릴수 없는 것이 시계다. 그리 좋은 것도 아닌데.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을 멈추거나 간직할 수 없지만 잠시나마, 오늘의 시간을 그리고 오랜만에 손목에 감긴 시계속 시간을 생각해 본다. 기억할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의미없는 것도 아니다. 오늘 하루는 내 삶의 일상 중에 평범한 하루였지만 그 하루를 꽉 채웠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아, <페넘브라의 24시 서점>을 다 읽었다.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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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Life 2014. 5. 11. 21:05

 감동적인 문자 하나를 받았다. 내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위안을 얻고 견딜수 있는 힘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뭉클한 감동이 끝나자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내가 한 행동들은 마땅히 내 위치에서 해야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형식적인 일들이었지만, 그래서 때로는 그 행위에 회의를 느꼈지만, 이런 문자를 받으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명확해 졌다. 오히려 내가 위안이 되고 새로운 힘을 얻었다.


 표현의 수단이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너도 나도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만 할 뿐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전체의 맥락은 보지 않고 부분적인 해석으로 왜곡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기사를 쓰는 것도 아니고, 설명문을 쓰는 것도 아닌데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사전적인 의미만을 강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각박해지는 세상속에서 문학적 소양이 줄어든 것인지, 의도적인 편협함인지 모르겠다. 지금 필요한 건 틀린 것엔 틀리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와 틀린 것과 다른 것을 분별할 수 있는 통찰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즐기는 독서 탐닉. 피곤함 속에 잠깐씩 졸아가며 읽는 소설은 말 그대로 꿈결같다. <페넘브라의 24시 서점> 피곤하지 않다면 한 번에 쭉 읽어버릴만큼 재미있는 소설이다. 정말이지 책만 읽으며 살고 싶다.




텍스트로만 가득한 포스팅은 나 자신부터가 답답하다.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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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구름

Life 2014. 5. 10. 21:21



요즘 하늘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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