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가 기억난다. 그 때 장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문장은 '끈질기게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올해는 정말 '징하게 내린다' 벌써 3주째다. 이런 적이 있어나 싶다. 인간은 망각의 존재이기에 이보다 더한 과거가 있어다해도 잊었겠지만 어쨌든 중요한건 현재이기에 이번 장마 정말 대책이 없다.
그런 장마가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간간히 햇살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달리지 못해서 몸이 근질거렸다. 급하강을 하던 체중계의 숫자도 잠시 주춤거렸다. 기회를 놓칠수 없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선다.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개미들도 바쁘다. 그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찰나,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결국 10 Km 를 채우고 숨을 고른다. 급한 마음에 초반 오버페이스. 후반에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비는 그쳤지만 걷기만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위력으로 더위가 쫓아온다. 마치 이제까지 못다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태양의 오버페이스인듯 싶다. 어쨌든 덕분에 5Km, 10Km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은 참 쉽게(?) 달렸는데 오늘은 힘들었다. 'No pain, No gain' 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약간의 선물을 줘도 될 듯 싶은데...
나중에 밀면 먹으러 가야겠다.
그때는 시원한 물밀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