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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3 인베이젼 (The Invasion, 2007)

 외계에서 들어온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가 온 세계로 확산된다. 감염이 되면 잠복기를 거쳐 사람이 자는 동안, 특히 렘(REM)수면시에 온몬으로 퍼져 작용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감정을 느낄 수 없다. 즉 기쁨, 슬픔, 분노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없게 된다. 또 감염자들은 다른 정상적인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언젠가 영화를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보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사실 미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줄거리 설정이 무척이나 독특했다. 우리 몸의 육체적인 부분이 아닌 정신적이 부분에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또 그 바이러스의 생태를 나름대로 이해가 되게끔 표현했다는 점이 이 영화에 독창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만 바이러스의 면역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영화 끝의 문제 해결 부분에서는 많은 부분이 생략된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었다.


독특한 발상으로 영화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지만 흔히 말하는 액션이나 스릴러 영화만은 아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악'에 대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정을 상실하고 단지 정해진 체계대로 움직인다. 마치 어떤 명령체계에 따라 복종하는 로봇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겠다. 감정이 사라진 이들은 분노, 질투, 탐욕, 정욕 등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전쟁과 폭력등 세상의 모든 악은 사라진다. 그것이 감염자들이 정상인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명분이기도 하다. 그 모든 악에 사라진 이상적인 세계를 말한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정화되는 세상. 뭔가 찜찜하다. 영화는 역설적으로 그러한 이상적인 세상은 감정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정신과 의사 캐롤 버넷(니콜 키드먼)과 러시아 대사 요리쉬의 대화가운데 이런 대사가 있다.

'동기만 주어지면 누구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결국 영화 후반부 캐롤 버넷은 그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아들을 노리는 사람가운데 자신이 믿었고 사랑하는 벤(다니엘 크레이그)이 있다. 이 선택의 기로에서 캐롤 버넷은 벤을 죽이지 않는다. 이것은 감정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또한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사람을 살릴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다.


니콜 키드먼은 아들을 향한 깊은 모성애를 보여주는 엄마로 열연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고운 피부와 놀라운 몸매를 보여준다. 왠지 니콜 키드먼은 이런 스릴러나 공포물에 점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간만에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봤다.


★★★☆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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