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점 혹은 관점의 변화.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많은 것을 남겨준 책.
언제부터 다큐멘터리 사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사진, 스냅, 캔디드 같은 사진은 좋은 사진이 되었고 연출을 하거나 의도적인 무언가를 가미한 사진은 나쁜 사진이 되었는가? 내게도 이런 편견이 있었지만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 대다수가 느끼는 좋음과 나쁜에 대한 기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차피 사진도 예술의 한 분야이다. 있는 그대로를 담는 사진가가 있는가 하면 현실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추구하는 사진가도 있다. 이제까지는 왜 그리 현실에 보여지는 것, 꾸밈이 없는 것에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예술이란 모름지기 자유로워야 하는데 사진을 마치 자유를 뺀 학습으로 접해온건 아닌지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현실에서 담을수 없는 것을 사진으로 담아 표현하는 것이 자유고 예술이고 또 다른 사진의 한 영역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연출된 사진이란 어설픈 것이 문제지 완벽에 가까운 연출은 한 사람의 재능과 노력을 전부 쏟아부어야 할 만큼 창조적인 영역이다.
사진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늦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한 저자의 용기에 감동받았다. 늦은 나이에 뭔가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는 글로 표현한다고 느꺼지는 것이 아니다. 그 상황에 처해본 사람만이 그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마치 지금의 나처럼.
내 삶 깊숙이 자리잡은 사진에 대한 고정 관념에 작은 흠집을 내준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내 사진 생활은 물론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문득 기대가 된다. 지금은 아주 살짝 방향을 바꾼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그 작은 변화가 완전히 다른 방향이 되어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