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을 보고 다음편이 기다려진 영화도 흔치 않다. 적벽대전이 그러한 영화다. 특히 전편의 팔괘진을 보고 전율했던 기억이 난다. '오우삼'이라는 이름 석자의 위력을 실감했었다.

역시 영화의 중심은 주유, 공명, 조조다. 흔히 읽어왔던 유비와 그의 형제들(관우,장비)의 비중은 크지 않다. (의외로 조운의 활약은 눈에 띈다) 그래서 더욱 유비의 모습이 아쉽기도 했지만 어차피 삼국지는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니 선입견을 배제한 채 영화를 봤다. 

사실 이런 영화의 승패는 텍스트를 어떻게 비주얼로 표현했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삼국지를 글로 접한 독자의 상상력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 주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1편은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반면 2편은 엄청난 규모를 보여주긴 했지만 전편에 비해 뭔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물에서 벌이는 전투는 특수한 환경이고 땅에서보다 CG 의존도가 높아서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적벽대전'을 통해 유비에 중심을 둔 관점이 주유와 제갈량으로 옮겨졌다. 남자가 봐도 멋있게 나오니까. 보고 있으면 '영웅이란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삼국지를 읽고 싶어졌다.


















Posted by J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