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전부터 읽던 책인데 지금에서야 마쳤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는 것에 대해 동기부여가 확실한 것 같다. 홍은택씨가 자전거 하나로 미국을 횡단한 이야기다. 6400Km를 완주하며 겪은, 놀라운 경험들이 담겨있다.
개인 일기같은 여행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용은 자신의 일기장에 쓰면 되고 여행의 정보나 팁은 그에 관련된 서적을 보면 된다. 여행기를 명목하에 그런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널어놓는 건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빛이 난다. 여행기라면 이렇게 써야하고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여행기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각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그 곳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해준다. 저자의 깊은 생각은 단지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런 비판이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세상과 결부지어 작은 소망을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딱딱한 역사서 같지는 않다. 편안하게 읽히는 문체와 구성, 그리고 가끔 보여지는 저자의 유머가 이 책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책의 내용을 더 피부로 느낄 수 있을것 같다. 그가 이룬 업적(!)이 얼마나 대단하고 놀라운지를 알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