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한비야씨의 세계 여행기가 책으로 나오고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뒤 많은 사람들이 여행기 책을 냈고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제 3자의 여행기에 매료되어 책을 구입했다. 나역시 그러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모든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책은 대체 왜 썼는지, 자신의 개인적인 일기같은 여행기가 과연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그 후에 여행과 관련된 책을 고를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지구별 사진관' 은 사진에 중심을 둔 여행기다. 구체적인 여행 팁이나 정보 보다는 개인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편하게 풀어 나간다. 개개인의 생각은 다 다르기 때문에 책과는 다른 생각이나 아쉬운 부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사진 하나는 최고다. 한 장 한 장이 감동적이고 저자는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저자의 노력이 담겨있을 테니까.
어찌됐든 '떠나는' 사람은 대단하다. 그 상황이 안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용기가 없거나 귀찮거나 다들 자신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하다. 여행기 책을 읽는다고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했던 경험이 내 경험이 되는 것도 아니다. 책을 읽으므로 나도 '떠날 수 있다'는 동기 부여와 용기가 생겼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