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4.05.27 5월의 미풍
  2. 2014.05.17 캄보디아 친구
  3. 2014.05.14 여기도 아니다
  4. 2014.05.13 외투를 벗다
  5. 2014.05.12 시계
  6. 2014.05.11 오늘 하루
  7. 2014.05.10 나무와 구름
  8. 2014.05.10 간만에

5월의 미풍

Life 2014. 5. 27. 07:24

5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 날짜인 27을 보고 있으면 핸드폰의 베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 든다. 5월이 거의 다 닳았다. 싱그럽고 잔잔한 무언가를 떠올리는 5월인데 이번 5월은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이 떠났다. 중요하다면 중요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그런 사람들. 아는 선생님 한 분이 영국으로 떠났고 오랜 친구가 호주로 떠났다. 그리고 가족중 한 식구는 캐나다로 떠났다. 각각의 목적이 있고 뜻하는 바가 있으니 그렇게 떠나나 보다.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듯 비슷한 시기에 떠나갔다.


누군가 내 주위를 떠났다고 아쉽거나 슬프지 않다. 그런 감정을 느끼기엔 이미 나이를 많이 먹었거나 그들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5월은 헤어짐과 어울리지 않은 달인 것 같다. 한데 모이고 나누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내 안에 쌓인 이미지일 뿐이겠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약간은 칼칼한 목넘김 배고는 좋은 커피다. 아마 내가 잘 못내리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내린 커피를 붙들고 아침의 피로를 날려보내고 있다. 이 피로는 삶의 피로다. 아침부터 우울하고 싶지 않지만 내 삶에서 이 피로를 느끼지 못한 적이 언제였나 싶다. 최근 몇 년간은 그냥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아마 남들이 말하는 피로와는 다른 그것.


책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장소를 바꾸는 것 만으로도 때로는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어쩌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떠나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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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친구

Life 2014. 5. 17. 20:33

 카톡 대화명이 '앙코르왓트' 그리고 프로필 사진도 앙코르왓트의 멋진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작은 변화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쌓이고 쌓인 것이다. 

함께 꿈을 나눴던 내 캄보디아 친구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한국으로 시집을 왔다. 비록 나이 많은 남편이었고 그에게는 자신과 몇 살 차이 안나는 자식들도 있었지만 나름 한국에서 이룰 꿈에 대해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은 의리있는 사람이었고 아이들도 속이 깊었다. 낯설고 힘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해볼 삶의 여유가 있었을까?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고 커피 만드는 일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카페의 매니저가 되었다. 여전히 어린 나이다.


 이 친구와(사실 친구라고 하기에 나와도 나이 차이가 꽤 난다) 함께 일을 했었던 적이 있다. 배움에 열심인데다 똑똑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에 타고난 미모가 있었다. 카페에 손님이 왔는데 아마도 대학에 갓 들어간 학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인. 고객의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 당시 나는 그녀가 어떤 느낌이 드는지 궁금했다. 자신의 또래가 커피를 주문하고 대학 생활을 누리는 것에 대해 말이다. 실제 물어본 적은 없지만 어떤 괴리감을 느꼈을까? 아님 이런 의문조차도 내 편견에서 시작된 것일까?


 그녀는 지금 캄보디아에 있다. 2년만에 고향에 갔다. 한국에서 돈을 벌고 매달 집으로 보내면서 돈을 모아 오랜만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마 앙코르왓트에 갔던 것 같다. 그것도 처음으로.

앙코르왓트는 세계적인 관광지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가보지 못한다. 마치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은 부자 나라로 커피를 팔기 때문에 자신들을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것처럼. 


 내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제 가족들과의 삶은 잠시 살짝 접어두고 본래의 일상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바뀌었던 그녀의 카톡 대화명은 다시 무언가로 바뀌겠지만 그 사이에 켜켜히 쌓이는 그녀의 삶이 행복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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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아니다

Life 2014. 5. 14. 20:41

마음속 밑바닥 쌓인 그 무언가를 꺼내놓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렇고 지금이 그렇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곳이 없다.

한숨 자고 나면 다 잊혀졌으면 좋겠다.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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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를 벗다

Life 2014. 5. 13. 21:29

 느즈막히 걸린 감기탓에 여전히 추위를 느끼고 있었다. 4월보다 5월이 더 춥다고 생각한건 나뿐만이 아니었지만 이제 5월이 정상 괘도에 오른듯한 날씨다. 특히 오늘 날씨는 더울 정도였다. 그래서 드디어 외투를 벗었다. 거리의 사람들 중에는 반팔을 입은 사람도 눈에 들어왔다. 역시 계절의 여왕은 5월.


 옷정리를 했다. 여름 반팔을 꺼내고 스웨터를 비롯 겨울옷은 잘 포장을 해서 장농 깊숙히 넣었다. 버릴 옷은 버리고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은 다른 사람을 주기 위해 분류를 했다. 살이 쪘을 때 입었던 옷은 이제 더이상 입을 수 없지만 그 중에는 내가 유독 좋아하는 옷들이 몇 가지 있다. 이제 맞지도 않고 입지도 않을테지만 선뜻 버릴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접어 간직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결국 입지 않고 언젠가 버릴텐데 조금의 시간을 더 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왜 굳이 버리지 못하고 미련을 갖는 것일까? 


 어제부터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되돌릴 수 없지만 뒤돌아 볼 수는 있는 시간, 그것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내게 어떤 의미일까? 되돌릴 수 없으니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고 뒤돌아 볼 수 있으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았을까? 영원히 풀리지 않을 질문만 되뇌어 본다. 따스해진 날씨만큼 내 생각도 더 깊어졌으면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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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Life 2014. 5. 12. 21:26



 특별한 날도 아니었는데 서랍 구석에 있던 오랜된 시계를 찼다. 10년도 넘은 타이멕스. 군대에 있을 때 PX에서 구입했던 시계다. 가격은 면세로 아마 30불 전후였던 것 같다. 미군 녀석들도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던 타이멕스 시계다. 이 시계를 차고 훈련도 나갔고 외출시 가방에도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한 마디로 어려운 시절 산전수전을 함께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계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배터리가 닳았던 녀석을 얼마전 직접 뒤뚜겅을 따고 배터리를 갈아줬다. 그때만큼 편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지만 왠지 그 당시의 추억이 담겨있는 아릿한 감상에 여전히 서랍속에 간직하고 있다. 


 시계를 좋아한다. 남자 악세서리는 많지 않기 때문에 시계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드물겠지만. 좋아하는 것 치고는 좋은 시계도 없고 집착하지도 않는다. 기능도 따지지 않고 명품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가 보기에 좋은 디자인이면 된다. 그리고 한 번 구입한 시계는 오래 사용한다. 고장이 나더라도 쉽게 버릴수 없는 것이 시계다. 그리 좋은 것도 아닌데.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을 멈추거나 간직할 수 없지만 잠시나마, 오늘의 시간을 그리고 오랜만에 손목에 감긴 시계속 시간을 생각해 본다. 기억할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의미없는 것도 아니다. 오늘 하루는 내 삶의 일상 중에 평범한 하루였지만 그 하루를 꽉 채웠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아, <페넘브라의 24시 서점>을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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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Life 2014. 5. 11. 21:05

 감동적인 문자 하나를 받았다. 내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위안을 얻고 견딜수 있는 힘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뭉클한 감동이 끝나자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내가 한 행동들은 마땅히 내 위치에서 해야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형식적인 일들이었지만, 그래서 때로는 그 행위에 회의를 느꼈지만, 이런 문자를 받으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명확해 졌다. 오히려 내가 위안이 되고 새로운 힘을 얻었다.


 표현의 수단이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너도 나도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고만 할 뿐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전체의 맥락은 보지 않고 부분적인 해석으로 왜곡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기사를 쓰는 것도 아니고, 설명문을 쓰는 것도 아닌데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사전적인 의미만을 강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각박해지는 세상속에서 문학적 소양이 줄어든 것인지, 의도적인 편협함인지 모르겠다. 지금 필요한 건 틀린 것엔 틀리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와 틀린 것과 다른 것을 분별할 수 있는 통찰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즐기는 독서 탐닉. 피곤함 속에 잠깐씩 졸아가며 읽는 소설은 말 그대로 꿈결같다. <페넘브라의 24시 서점> 피곤하지 않다면 한 번에 쭉 읽어버릴만큼 재미있는 소설이다. 정말이지 책만 읽으며 살고 싶다.




텍스트로만 가득한 포스팅은 나 자신부터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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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구름

Life 2014. 5. 10. 21:21



요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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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Life 2014. 5. 10. 21:16

 오랜만에 토익 시험을 봤다. 답안지를 기입하는 중에 한자로 이름을 쓰는 칸이 있었다. 한자로 이름을 적어나가면서 정말 오랜만에(토익 시험을 본 만큼) 한자로 이름을 적어보는구나 싶었다. 최근에는 글씨를 쓰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거니와 한자를 쓰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영어는 종종, 아니 꽤나 자주 쓰고 접하지만 요즘 세상에 한자는 외계어로 취급 받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그런 생각에 잠겨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시험을 앞 둔 상태라 나중에 글로 적어놔야 겠다 싶었다.


 수필집 하나를 읽는데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하루키의 에세에가 그러한데 김중혁 작가의 에세이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블로그도 개설해 보고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와 앱의 활용도를 높여보고자 했지만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카테고리는 쓰는 글에 따라 조금씩 정리를 해가면 될 것 같고 이제는 콘텐츠를 채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하고 있는 생각이지만 세팅에 목숨거는 스타일이라) 거창하게 콘텐츠고 그냥 하루하루 짧게나마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하는 다짐을 해본다. 생각을 깊게하기에 글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내 생각엔 대부분의 경우 글을 써야겠다는 하나의 틀이 하루를 생각하며 지낼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 같다. 


 이제 밀렸던 책을 읽어야 겠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다른 책을 읽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참아왔던 책장을 넘겨야 겠다.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토익 시험 결과도 조금 설레긴 한다.


Posted by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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