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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Jean 2012. 7. 11. 22:53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소재로 글을 쓸수도 있구나.


워낙 유명한 작가지만 정작 그의 글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오래전에, 정말 오래전에 '상실의 시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읽는둥 마는둥 던져놨다가 이사를 몇 번 다니면서 사라져 버렸다. (안보는 책을 쌓아둔 상자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 많이 하지 않는단다. 그나마 이 책에서 본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처음했다고 하니 그런 책을 하루키의 첫번째 책으로 골라잡은 나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연도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좀 거창하게(?) 들리지 모르지만 그만큼 이 책이 '지금'의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든 생각은, 글을 정말 잘쓴다, 였다. 번역서의 경우 번역가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하루키의 글은 번역이 됐음에도 그 원래의 맛을 느낄수 있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일본어를 하게되면 가장 먼저 그의 책을 읽어보리라!


 20회가 넘는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고 그 가운데 뉴욕에서 열리는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쓴 일종의 에세이다. 남의 일기같은 에세이는 읽어서 뭐하나 싶지만서도 누구 일기를 읽느냐에 따라서 독자(?)가 깨닫는 것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달리기 하나만을 놓고 이렇게 생각이 확장될 수 있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달리는 동안에도 수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 간다. 그 생각들을 하나로 묶어 엮으니 한 권의 멋진 책이 됐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책을 읽고 나서 달리고 싶었다. 워낙 달리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현재 상황이 운동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달리고 싶었다. 그는 특별이 달리기에 대한 예찬을 하지도, 현대인의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의 이야기를 관조적인 음성으로 들려줬을 뿐이다. 그랬기 때문에, 더욱 그의 마음이 전달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달렸다. 예전의 느낌을 다시 찾아가고 있는 기분이다.